인도와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국경검문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 다쳤다고 2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밝혔다.
이날 해 질 무렵 라호르 인근에 있는 와가 국경검문소의 파키스탄 쪽에서 매일 장중하게 펼쳐지는 국기하강 행사를 보고자 80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자폭공격이 일어났다.
아즈말 부트 경찰간부는 “10대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자신의 몸에 두르고 있던 폭약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아민 와인스 라호르 경찰국장은 “관중이 와가 검문소에서 구경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려고 할 때 폭발이 일어났고 볼베어링 등이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타히르 자베드 펀자브주 무장순찰대장은 “범인은 보안장벽을 타고 넘는 데 실패했고 관중이 밀려나오는 순간 자폭했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의 순교(서기 680년)를 애도하는 아슈라를 맞이해 파키스탄 전역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어났다. 자폭테러 희생자 중에는 2명의 무장순찰대원, 여성, 어린이 등이 다수 포함됐다. 현재 테러를 자행한 주체에 대한 파키스탄 당국의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 3곳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혼란을 빚고 있다.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분파 대변인인 압둘라 바하르는 “지난해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자파 지도자 하키물러 메흐수드의 복수를 하고자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9월 TTP에서 나온 자마트 울 아흐라르 분파도 자신이 테러의 배후라고 나섰으며 일부 파키스탄TV는 수니파 무장세력 준둘라(신의 아들) 소행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파키스탄과 인도 간 주요 육상통로인 와가 검문소는 양국 사이에 대규모 교역이 이뤄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