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장철을 앞두고 작황 호조로 인한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배추를 당초 계획인 10만톤보다 5만톤 더 늘린 15만톤을 시장에 풀지 않고 격리키로 했다. 그 시기도 이달 하순에서 초순으로 앞당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수급안정대책 추진에도 수급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본격적인 김장철에 앞서 배추 시장격리 물량을 계획보다 확대하고 시기를 앞당겨 일시에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5% 증가한 169만5000톤으로, 과잉 생산물량은 당초 예상보다 7만7000톤 이상 늘어난 26만3000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배추 풍년과 소비감소로 정부가 앞서 준고랭지 배추 2만톤을 시장격리했음에도 가격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배춧값은 10월 상순 포기당 1336원에서 중순 1222원, 하순 1072원으로 경계단계에 근접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11월 배추 가격도 가을배추 출하량 증가로 작년과 평년보다 낮은 1kg당 3500~4500원 수준으로 관측됐다.
특히 지난 1년간 지속된 가격 약세로, 산지 포전거래율이 30% 미만으로 크게 줄어(평년 70~80% 수준)농가의 소득불안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당초 배추 10만톤을 폐기시키기로 했지만 이를 15만톤으로 늘리고, 그 시기도 이달 하순에서 초순으로 앞당겨 일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이같은 조치로 배추 가격은 포기당 1800원 수준(평년 1752원)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요확대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기업과 연계한 상생마케팅을 전개하고 ‘더 담그고 나눠먹는’ 김장나눔행사도 열기로 했다. 아울러 강원도 고랭지배추 연합사업단, 제주도 양배추 수급안정 사례를 벤치마킹한 생산자 조직화 및 지자체 자율적 수급안정사업도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는 대부분의 농산물이 풍작이었지만 소비감소로 가격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농업인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10월 기준 김치지수가 92.4로 작년 보다 1.4%, 평년대비 7.6%나 낮아 김장비용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범국민적인 ‘김장 더 담그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