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근의 거리와 사연들] 위기의 '신림동 고시촌', 변신은 해보지만…

입력 2014-11-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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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대학동. '신림동 고시촌'으로 유명한 이곳은 각종 고시 폐지와 함께 활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사진=송형근 기자)

많은 이들이 오가는 골목 귀퉁이. 약 5평 남짓한 공간에 지난주까지 있던 카페는 문을 닫았습니다. 누가 봐도 목 좋은 곳이지만 가게는 간판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방치돼 있죠.

조금씩 활력을 잃어가는 상권. 이곳은 '신림동 고시촌'이라 불리는 서울 관악구 대학동입니다.

로스쿨제도가 도입되고 각종 고시는 폐지되는 여파를 그대로 맞은 것이죠. 그리고 지난해부터 꺾여버린 분위기는 올해도 여전합니다.

골목마다 가득한 원룸과 고시원에는 공실이 생기고 있습니다. 520여 곳에 이르는 고시원들과 원룸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30~40%의 방이 공실로 남아있습니다.

사실 이곳은 서울시 내에서 가장 저렴한 물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3000원대로도 한 끼가 배부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메리트 덕에 1인 가구가 유입되기도 했습니다만, 과거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대학동의 1인 가구는 1만1400가구였지만 지난해는 9856가구로 감소했죠.

▲'신림동 고시촌' 일대의 원룸과 고시원들은 일부 신축 건물을 제외하곤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이다.

위기감에 이곳은 변화 중입니다. 고시학원이 있던 자리엔 공무원, 자격증 학원들이 들어서고, 낡은 원룸들은 새 건물로 단장하고 있습니다.

낮은 방세를 더 낮춰 2~3년 새 전세금을 500만원 이상 줄인 방들도 등장했고요. 상가의 권리금은 6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가장 활황이던 2008년보다 2000~5000만원가량 떨어지기도 했죠.

그러나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변화는 한계라고 말합니다. 지역경제의 근간인 고시생 없이는 위기는 필연적이란 것이죠. 오죽하면 주민들이 나서서 '사법시험 존치 범국민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을까요.

낙후된 서울의 변두리였던 '신림동 고시촌'. 과거엔 대규모 판자촌이 있던 지역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도 폭우에 도림천이 범람해 수십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죠. 불과 십수 년 사이 이곳은 넘치는 외부인에 활기를 띠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쇠퇴 속도가 빨라보입니다. 사법고시와 함께 빛을 잃어가는 '신림동 고시촌'. 몇 년 후 이곳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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