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울트라 슈퍼땅콩’이란 닉네임으로 필드를 누볐던 장정(34)이 정들었던 필드를 떠났다.
장정은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골프단 주최 은퇴식에서 “그동안 행복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지만 제2의 인생을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날 장정은 “연습을 많이 못해 자신감이 떨어졌다. 스스로에 대해 실망감이 느껴졌다. ‘이제 그만둬야 할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일찍 그만뒀으면 상처를 덜 받았을 것 같은데”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장정은 2008년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세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은퇴로 이어진 가장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에 대해 장정은 “골프선수로서 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같은 부위를 세 번이나 수술한 나는 자기 관리가 부족했다. 바보 같은 실수였다. 내 골프 인생에 점수를 준다면 30점”이라고 말했다.
13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한 장정은 고등학생 신분이던 1997년 아마추어로서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1998년에는 국가대표로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0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고, 2005년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골프 인생에 정점을 찍었다.
특히 장정은 신장 154㎝의 LPGA투어 최단신이었지만 자신의 체격에 최적화된 스윙을 개발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가슴뭉클한 골프 인생 드라마를 써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