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오는 2020년까지 주요 연구기관들이 예상하고 있는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00만명 정도의 추가 인력 공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통계청이 예상하는 인력공급에 비해 생산가능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 노동력 부족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구조의 중장기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연구기관들의 2006~2020년중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바탕으로 한 우리 경제 연평균 성장률은 4.3% 정도이며, 지출부문별 비중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할 경우 오는 2020년에는 총취업자 기준으로 현재보다 600만명 정도의 추가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내수의 성장속도가 수출보다 빠를 경우에는 노동력 부족현상이 더 심화돼 2020년의 내수비중이 현재보다 10%P 상승하는 경우 35만명 정도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통계청이 전망한 2006~2020년 중 추가 공급될 수 있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120만명, 15세 이상 인구는 46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결국 내수와 수출 비중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2020년께에는 생산가능 인구수 기준으로는 480만명, 15세 이상 인구수 기준으로는 140만명 가량의 인력이 부족하게 된다.
한은은 이처럼 노동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은 서비스업 등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완만한 데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006∼2020년 중 산업별 노동생산성(산업별 생산량/고용량)은 제조업이 연평균 4.7% 증가하는 반면 서비스업은 2.2% 증가에 그치고 건설업은 정체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생산구조(실질산출액 기준)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2005년 36.2%에서 2020년 38.2%로 확대되고 제조업 비중은 51%대 초반에 머무는 등 경제의 서비스화가 더욱 진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용구조 면에서도 제조업의 고용비중은 2004년 35.9%에서 2020년 24.3%로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의 비중은 56.1%에서 63.4%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고용이 확대되는 산업의 생산성 증가가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전체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된다는 얘기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조업으로부터 노동력을 흡수했던 도소매, 운수보관, 기타서비스 등은 낮은 노동생산성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생산비중이 하락하는 가운데 고용비중은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러한 분석결과에 비춰 우리 경제가 노동력 부족을 극복하고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공급 확대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창의적인 지식과 정보의 활용능력, 기술혁신능력 등이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식기반 산업구조로 전환이 필요하고 생산자서비스 및 유통서비스는 대형화, 전문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전통서비스업 등 낙후 부문은 구조조정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학의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기능 강화 및 개방을 통한 경쟁유도 등을 통해 우수한 인적자본 확보노력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공계 인력의 우대 등 산업계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양성 및 기술발전에 부응해 재취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직업훈련시스템의 정비하고 정년연령의 상향조정, 연공임금 체계의 개혁, 연령차별금지법 제정 등 고령근로자의 취업기회 확대를 위한 환경조성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또 여성인력의 경제활동참가 확대를 위해 보육시설 확충 등 고용지원 체계 개편과 동시에 엄격한 고용보호 수준완화를 통한 기업의 부담 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