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시험 위주의 획일적 채용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3급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래 경영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사례, 입사 후 우수 직원들의 업무성과 요인 등을 분석한 결과 직군별 성과요인에 차이가 있었던 만큼 다양한 채용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채용제도 개편의 핵심은 맞춤형 인재 선발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부담 완화, 3단계 채용 방식 도입이다.
우선 삼성은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 직군별로 필요한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 직무적합성평가서에 출신대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반영하지 않는다. 연구개발(R&D)ㆍ기술ㆍ소프트웨어(SW)직군은 전공능력, 영업ㆍ경영지원직군은 직무적성 위주로 평가한다. 현재 SSAT를 치른 후 면접을 보는 2단계 방식이 ‘직무적합성평가→SSAT→면접’ 등 3단계로 늘어난다.
SSAT도 다양한 직군별 특성을 반영해 보완한다. 삼성은 연구개발ㆍ기술직군의 경우 전공을 충실히 이수한 지원자에게 상당한 가점을 줘 SSAT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SW직군은 SSAT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를 도입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코딩+알고리즘)이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더불어 삼성은 면접을 토론형식을 바꾼 ‘창의성면접 제도’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 선발에 주력한다. 면접위원은 지원자와의 토론을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논리 전개과정을 평가한다. 삼성은 직군별로 면접방식과 내용 및 시간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20년간 일정 수준을 갖춘 지원자가 SSAT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상·하반기 9000명 수준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가 20만명을 넘어서고, 사설 과외까지 등장하는 등 이른바 ‘삼성 고시’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했다. 더불어 약 19만명에 달하는 탈락자로 인한 반(反) 삼성 정서마저 일었다.
삼성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 초 총장추천제 등의 채용 제도 개선안을 내놨지만 대학 서열화 논란 등 사회적 비판에 부딪혀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이 팀장은 “채용제도를 개편하더라도 채용과정 전반에 걸쳐 학력, 성별 등의 불합리한 차별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하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열린채용의 기조는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원자들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2015년 하반기 공채부터 새로운 채용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