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음악 서비스 시장이 큰 변곡점에 서 있다.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대세. 그리고 마치 `라디오`를 듣듯 선곡해 준 대로 광고와 함께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로 한 발 더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값싼` 음악 소비가 가능한 스트리밍 및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가 음악 산업계를 해칠 것이란 우려 또한 워낙 커서 크고 작은 갈등도 속출하고 있다.
◇ 톱 가수의 반란 "음악은 공짜가 아니다"
스포티파이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스트리밍 업체다. 현재 약 4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다수라 할 수 있는 3000만명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스포티파이에서 광고를 보지 않고 서비스를 구독하는 사람(subscriber)들은 연간 120달러를 낸다. 그리고 스포티파이는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음반사와 유통사에 지급한다. 이걸 스트리밍 재생 1번 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0.006~0.0084달러에 불과하다. 음반이 잘 팔리는 스위프트는 굳이 스포티파이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비틀즈와 가스 브룩스도 저항파.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도 마찬가지. 그러나 라디오헤드 전체로는 음원을 공개하고 있다. 레드 제플린과 핑크 플로이드도 초기엔 저항했으나 지금은 스포티파이를 통해 음원을 제공하고 있다.
◇ 삼성의 밀크가 일으킨 불안감
국내에서도 음악 공짜 논란이 뜨겁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노트4를 내놓으면서 소리바다와 손잡고 사용자들에게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 `밀크뮤직`를 시작키로 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음원 제작자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한국음원저작권협회(음저협)이 당장 반발했다. 삼성의 이같은 공짜 서비스는 음원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소리바다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했다.
음저협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가까스로 심어놓은 "음악은 돈 주고 사는 것"이란 인식이 무너지는 것이다. 삼성의 마케팅력은 십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 규정이 명확하게 없다는 점도 문제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음악을 소비하려고 하고, 음악을 만들어 파는(유통하는) 주체는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 하는 `밀당`의 기준이 적절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미 CD 누른 스트리밍 매출, 다운로드 매출 `위협`
일부 시장에선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다운로드 매출을 넘어서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스티브 닉스, 폴 매카트니를 포함해 6000여명의 싱어송 라이터들을 대표하는 코발트 뮤직 퍼블리싱은 저작권자들이 13% 이상의 매출을 유럽 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이 아이튠즈 다운로드를 통해 올린 매출보다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코발트 소속 저작권자들이 유럽 내 아이튠즈 다운로드를 통해 매출의 32%를 올려 스트리밍 매출보다 훨씬 많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극적인 변화다.
또한 미국 음반 산업 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RIA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처음으로 CD 판매를 넘어선 것을 보면 스트리밍 매출이 다운로드 매출까지 누르는 건 시간 문제일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