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MC몽에 정말 가혹한가요?
군가 ‘멸공의 횃불’이 3일 갑작스럽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모자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도 1위를 독식했다. 수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멸공의 횃불’의 생뚱맞은 부상의 원인은 이내 밝혀졌다. MC몽의 전격적인 복귀다. ‘멸공의 횃불’과 MC몽의 복귀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공무원 시험 응시 등으로 6차례나 병역을 연기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연예계에서 사라진 MC몽이 3일 5년 만에 복귀했다. ‘내가 그리웠니’를 비롯해 MC몽의 신곡들이 음원차트 상위를 차지하자 일부 네티즌과 대중이 비난을 쏟아내며 ‘멸공의 횃불’을 차트에 진입시킨 것이다. MC몽 복귀에 일방적 냉소와 비난 그리고 그의 노래를 순위에서 밀어내는 단체행동까지 불사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3일 트위터에 “‘정의’의 관점에서 MC몽의 행실을 비판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나…그러잖아도 욕은 충분히 먹은 것 같은데, 그걸로도 성이 안 차는 사람들이 많은 듯. 이 상황이 불편하다. 정치인에겐 엄격하고, 연예인에겐 너그러웠으면…그 반대가 아니라”고 했다.
복귀한 MC몽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진 교수의 글을 보면서 떠오른 것이 있다. “한국에선 연예인에 대해 매우 엄격한 것 같다. 프랑스에선 스타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도 팬들의 사랑과 대중의 시선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선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고 엄격한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국을 찾은 디스커버리 채널의 연출자 Herve Delpierre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스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국가와 시대마다 차이가 있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미국이나 프랑스와 달리 우리 대중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불법행위를 한 연예인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이는 연예인의 역할과 연예인에 대해 규범적 롤모델이기를 바라는 대중의 당위적 기대, 그리고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인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예인은 엔터테이너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사회화의 대리자(Agent) 역할도 하고 대중의 가치관과 정체성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의 주장처럼 우리 사회는 스타나 연예인에게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조작적 당위성을 요구하고 연예인을 건전 사회 만들기를 위한 내레이터 모델로 보는 시선이 지배한다.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인식 또한 불법을 저지르는 스타에 대해 엄격한 비판을 가하게 만든다. 일반인과 전문가 그리고 연예인 사이에 공인 여부에 대한 입장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존 딘 변호사는 “유명성으로 인해 사회적 일에 역할을 맡거나 공공의 의문을 해결해 낼 것으로 생각하는 이가 공인(Public Figures)이다. 마돈나 같은 연예인은 설득력과 영향력이 매우 커 완전한 공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했다.
다수의 대중과 연예인 역시 ‘연예인은 공인이다’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연세대 영자신문사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3.2%가 ‘연예인은 공인이다’고 답했고 한국연예인노조가 탤런트, 희극인 등 연예인 노조원 4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77.3%가 연예인은 공인이라고 했다. ‘공인이론’에 따르면 공직자(Public Official)와 함께 유명인사로 불리는 연예인, 유명 운동선수, 대기업 총수 등도 전면적 공적 인물(Pervasive Public Figure)로 규정해 공인 범주에 포함한다.
물론 진중권 교수의 지적처럼 대중이 정관계 인사와 재벌보다 연예인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으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수입을 올리는 연예인의 문제 있는 행태에 대해 가해지는 엄격한 비판 역시 타당성을 갖는다.
“대중의 사랑과 인기, 돈은 잠시 빌리는 것일 뿐 스타의 것이 아니다. 연예인의 존재기반인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마약, 도박 등 대중의 마음을 거스르는 일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스타 차인표의 말이다.
아직도 MC몽의 복귀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비판이 정말 가혹하다고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