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늘어나는 중산층의 수요를 잡고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음료제조업체들이 최근 치열한 경쟁과 경기둔화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음료업체 코카콜라에서부터 프랑스 다농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지만 최근 이 지역에 부는 치열해진 경쟁과 성장둔화가 이들 기업의 성장세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매력적인 신흥시장으로 손꼽혔다. 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 4위 인구 규모(약 2억5300만명)는 곧 중산층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져 수요 확대가 전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다국적 브랜드가 하나둘씩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동남아에서 돌풍을 일으킨 ‘빅콜라’로 유명한 페루 콜라업체 아제(AJE)는 물론 일본의 아사히와 산토리와 인도네시아 토종브랜드 인도푸드와 윙스, 소스로 등도 최근 수익 창출에 진땀을 빼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세가 5년래 가장 둔화한데다 임금 인상으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와 함께 최근 통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중산층 주머니 사정이 퍽퍽해졌다. 나이더 엘크위트 베인앤드컴패니 파트너는 “경쟁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5~8년 안에 인도네시아 탄산음료 생산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며 이는 경쟁 격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연간 65억 달러 판매 규모의 인도네시아 연간 탄산음료 시장은 향후 5년내 6%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비용이나 경쟁과 같은 문제는 음료업체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상당수의 소비재 제조업체들이 겪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토요타 자동차 생산 판매를 담당하는 아스트라 인터내셔널에서부터 생활용품제조업체 유니레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