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모뉴엘 해외로 빼돌린 재산…535억원으로 드러나

입력 2014-11-0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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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체 모뉴엘이 해외로 빼돌린 재산이 당초 세관당국이 발표한 446억원보다 89억원 늘어난 535억원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울세관은 모뉴엘이 관세법을 위반하고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후 사건을 지난 5일 검찰로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세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모뉴엘이 홍콩에 있는 브로커에게 로비자금을 송금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검찰에 계좌 추적 결과물이 보내진 만큼 모뉴엘의 배임, 횡령,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관은 3조원대의 제품을 허위수출한 혐의 등으로 모뉴엘 박홍석(52)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 세관에 따르면 박 대표 등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3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대를 정상제품인 양 허위수출하고,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빼돌린 자금을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매, 도박, 연예기획사 투자, 개인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에 가담한 모뉴엘 자금팀장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불구속 입건된 피의자 중에는 KT 계열사인 네트워크 장비업체 KT ENS 직원도 포함됐다. KT ENS가 모뉴엘에서 제품을 받아 수출채권을 발행하는 등 KT ENS와 모뉴엘 사이의 상당수 거래에 사전 공모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현재 모뉴엘은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10여 곳에 6천745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는 은행권 대출 3천256억원을 보증해줬다가 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모뉴엘 신용대출 잔액이 1135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은 100% 신용으로 대출해준 탓에 은행들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한 가전업체로, 혁신업체로 주목받다가 최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난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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