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브랜튼 ‘재즈 크리스마스!’, 벌써 14주년 “캐럴과 재즈의 만남”

입력 2014-11-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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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재즈 크리스마스!' 포스터(뮤지컬 파크)

론 브랜튼의 ‘재즈 크리스마스!’가 연말연시 주목받는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재즈 크리스마스!’는 미국의 대도시 지식인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는 동시에 자신도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로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이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한 공연이다.

론 브랜튼은 개인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국내 거주 외국인들, 그리고 미국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본 공연을 만들었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 미국인들이 듣고 자란 크리스마스 시즌의 노래, 그리고 한국인들이 듣고 자랐을 한국의 겨울동요를 재즈로 편곡하여 들려주는 본 공연은 매년 공연 한 달 전에 전석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올해로 벌써 14주년이 된다.

매년 ‘징글벨’의 발랄하고 경쾌한 연주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오 타눈밤’, 피너츠에 나오는 ‘스케이팅’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곡들뿐만 아니라 ‘Christmas Time is Here’ ‘The Christmas Song’ 등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캐럴들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편곡으로 선사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론 브랜튼은 색소폰 연주자인 리차드 로를 제외한 다른 악기들의 연주자를 교체해 한층 신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드럼에는 독일 출신 드러머로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매뉴얼 웨이언드, 베이스에는 미국 출신으로 역시 세계 정상급 수준의 연주력을 자랑하는 라이언 맥길리커디를 기용하여 정상급 연주를 들려줄 계획이다.

▲2014 '재즈 크리스마스!' 전단 뒷면(뮤지컬 파크)

특히 12월 21일은 리차드 로, 12월 24일은 앤드류 라텐바흐,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를 기용하여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시카고 출신의 앤드류는 만추를 연상시키는 다갈색의 감미로운 소리로 리차드 로와는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이에 론 브랜튼은 “공연 콘셉트는 예년 그대로 유지된다. 크리스마스와 캐럴에 역점이 주어지는 것”이라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캐럴들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진다. 크리스마스를 격조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또는 가족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며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는 평화롭고 낭만적인 공연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시적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론 브랜튼은 섬세하면서 지적인 연주를 보여준다. 음 선택이 까다롭고 음을 아끼는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그렇듯이 론 브랜튼의 연주는 담백하고 때로는 차갑기까지 하다. 하지만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듯 음악적 에너지를 쌓아올리는 힘은 관객을 꼼짝 못하게 잡아놓는다.

김진묵 재즈 평론가는 “론 브랜튼이 아주 훌륭한 음악가라는 것을 잊지 마라. 단순히 재즈에만 국한시켜 생각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지적인 플레이와 정갈한 터치가 매력인 그의 연주는 김진묵 평론가의 말처럼 ‘진솔함과 따뜻한 정감’을 엿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뉴욕은 관광객들로 온통 붐빈다. 이 무렵 맨하튼의 거리를 걷거나 호텔 로비나 카페에 앉아있어 보면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캐럴의 대부분은 바로 재즈로 연주된다. 바로 지난 13년 동안 론 브랜튼이 한국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던 것과 흡사한 사운드가 흘러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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