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경제다 eco is eco]무심코 쓰는 일회용품, 건강에도 안좋아요

입력 2014-11-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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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컵라면용기 등 환경호르몬 검출 …생수병 재사용 땐 세균 감염도

일회용품이 환경에 대한 악영향 외에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학계에서는 일회용품에서 검출되는 환경호르몬에 대해 ‘우려할 만하다’는 쪽과 ‘침소봉대 됐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실한 결론이 나기 전까지 가급적 신중한 소비를 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될 수 있다.

일회용 컵의 유해물질 유출 가능성은 널리 알려졌다. 종이컵은 일종의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으로 내부를 코팅한다. 문제는 폴리에틸렌의 녹는 온도가 불과 105~11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폴리에틸렌이 녹을 때 나오는 비스페놀A는 강화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재료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종이컵도 안전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 지난해 여성환경연대가 을지대학교 고영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시행한 조사에서는 유명 커피전문점의 종이컵 내용물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미량 검출되기도 했다.

과불화 화합물은 살충제, 접착제, 화장품, 반도체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외국에서는 사용이 중단되거나 엄격한 규제가 신설되고 있는 물질이다.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건강 측면에서라도 일회용 종이컵보다는 텀블러 같은 자기 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튀김과 순대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일회용 컵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경우 음식 속의 기름 온도가 전자레인지에서 데워지는 동안 순간적으로 폴리에틸렌의 녹는 온도 이상으로 높아지므로 유해물질이 유출될 가능성도 더 크다고 경고한다.

컵라면 용기도 비슷한 주의가 필요하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조리하는 경우 용기 표면이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안전처 관계자는 “폴리에틸렌은 내열성이 낮아 고온에서 녹을 수 있다”며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음료수나 생수 등을 담는 플라스틱 페트병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012년 광주과학기술원의 한 연구팀은 시중에 시판되는 생수 5종에서 환경호르몬 검출을 확인한 뒤, 그 원인으로 플라스틱 페트병을 지목한 바 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이 이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페트병에 약 55℃ 이상의 물을 담았을 때 하얗게 변하거나 찌그러지는 등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물질이 아니더라도 생수병을 물통으로 재활용하면 세균에 감염될 우려가 크다. 식약처 관계자는 “통상 입구가 좁은 형태인 페트병은 깨끗이 세척·건조하기가 어려워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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