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라면 중국에서는 쓸쓸한 솔로들을 위한 솔로데이 이른바 ‘광쿤제(光棍節)’라는 이벤트가 있다.
광쿤제를 앞두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사상 최대 일일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벤 카벤더 이사는 오는 11일 알리바바 하루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대비 40% 급증한 81억7000만 달러(약 8조8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광쿤제는 숫자 ‘1’의 모습이 외롭게 서 있는 사람과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솔로를 챙겨주던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여기에 2009년 알리바바 자회사 타오바오몰이 독신자를 위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광쿤제는 중국 최대 쇼핑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중국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이 이 할인행사에 동참하면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소비 시즌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지난해 11월 11일 하루 매출은 광쿤제 특수로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사이버먼데이(17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된 가운데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공격적인 판촉 캠페인이 맞물려 알리바바의 매출 급증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카벤더 이사는 “올해 알리바바의 전반적인 매출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분유를 포함해 식품류, 소비 가전 등 다양한 품목들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광쿤제가 있는 11~16일 사이에 중국의 택배 물량이 50% 증가, 5억건 이상의 택배 배송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의 광쿤제가 알리바바를 등에 업고 세계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인 T몰글로벌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도 올해 광쿤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T몰글로벌은 해외기업·중국인 소비자를 잇는 플랫폼(B2C)이며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 이용자들을 위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바클레이스 알리 샤 얍 애널리스트는 “220여개국의 소비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할인된 물건을 구매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며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 물건을 T몰글로벌을 통해 싸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광쿤제가 전 세계 쇼핑 열기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