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는 11일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한 장면에서 자사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등장해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토공은 영화 제작사인 상상필름과 배급사인 프라임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신청서에서 "영화 시작 35분쯤 남자주인공(강동원)이 살해한 파출부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달동네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때려잡자 토지공사 각성하라'라고 크게 쓰인 현수막이 정지화면으로 4~5초간 노출된다"며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이 있고, 그동안 쌓아온 명예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공은 현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며, 조속히 상영을 금지하지 않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염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줄거리나 극 흐름에 비춰 이같은 현수막이 영화에 등장해야 할 필요성이 없으며,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며 "상상필름 등은 일반인을 상대로 상영하고 있는 영화에 이를 4~5초간 노출시킨 법적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상필름 등은 해당 장면을 작년 12월 하순 서울 월곡동 재개발지역에서 촬영했다며 마치 현수막이 기존에 설치돼 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토공은 그 당시 월곡동 재개발지구에서 어떠한 사업도 실시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플래카드는 영화사 측이 의도적으로 제작해 설치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