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광범위한 첨단기술 제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이 전날 밤 국제 기술무역협정인 정보기술협정(ITA)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반도체와 의료기기, GPS 등의 최신제품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협상과 1년여 간의 논의 중단 등 우여곡절 끝에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 오는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각 회원국들이 이번 합의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호 이해 하에 양국이 합의에 이르렀다”며 “제네바 회의에서 ITA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이버안보와 인권, 미국 동맹과의 영유권 분쟁 등으로 첨예하게 맞선 양국이 모처럼 진전을 이룬 보기 드문 사례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은 지난 1997년 처음 WTO 회원국들이 합의했던 ITA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반도체 등 자국 첨단기술 산업을 보호하고자 이를 꺼렸기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프로먼 대표는 “아직 ITA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이는 약 1조 달러(약 1092조원) 규모의 제품에 붙는 관세를 없애고 미국에서 최대 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