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29ㆍ볼빅)이 14년간의 프로골퍼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배경은은 9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배경은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00년 15세의 나이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14년간 누벼온 프로골프 무대를 떠났다.
고교 1학년이던 2001년 KLPGA선수권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배경은은 LG카드 여자오픈(2002년)과 신세계배 KLPGA선수권(2005년)에서 정상에 오르며 국내 투어 3승을 장식했다. 그해 미국으로 진출해 3년 전 국내 무대로 리턴한 배경은은 지난해 성형외과 의사인 이주홍(34)씨와 결혼한 뒤 올 시즌을 소화했다.
배경은은 “아쉬움보단 뿌듯함이 더 크다. 아프거나 성적이 저조해진 후 은퇴하기 싫었다. 선수로서 빛이 남아 있을 때 프로생활을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냐는 질문에는 “첫 우승(2001년 KLPGA선수권)이다. 당시 캐디를 맡았던 아버지가 너무 긴장해서 그린 경사를 거꾸로 읽었던 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도움 받았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움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내가 골프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이점은 상금도 유명세도 아닌 바로 사람이다. 많은 분들께서 늘 좋은 말씀과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할 지표를 보여주셨다. 특히 개인 첫 스폰서였던 CJ그룹 회장님과 국내 리턴 후 저를 믿고 지원해주신 넵스 회장님, 그리고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가족처럼 대해주신 볼빅 문경안 회장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후배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순수한 이익만을 따진다면 현재 국내투어의 상금 규모를 볼 때 해외에 진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진정한 골프를 배우고 선진골프를 접할 수 있는 해외무대를 한 번쯤은 체험해보는 것이 선수로서 한 단계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또 “당분간 백수이라는 걸 해보고 싶다. 그동안 못했던 취미생활도 하고, 아이도 낳아보고 싶다. 방송활동에도 관심이 있지만, 당분간 쉬면서 향후 계획을 준비하고 구상하겠다. 투어 필드는 떠나지만 골프는 떠날 수가 없다. 다른 모습으로 팬 여러분들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한 번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