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GS그룹 계열인 코스모그룹의 오너가에서 계열사 주식을 단 돈 1원에 사고파는 지분 거래가 일어나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 허선홍 군은 코스모촉매의 주식 28만8000주(지분율 60%)를 주당 1원씩 총 28만8000원에 매입했다.
허경수 회장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허창수 GS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허선홍 군에게 헐값에 주식을 매도한 대상자는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장남 허원홍 씨와 허경수 회장의 여동생 허연호 씨 등 친인척 6명이다.
지분 변동 후 허선홍 군이 보유한 코스모촉매의 주식은 43만2000주(90%)이며 나머지 4만8000주(10%)는 허선홍 군의 조모이자 허경수 회장의 모친인 윤봉식 씨가 가지고 있다.
이번 지분 거래에 대한 배경으로는 허경수 회장이 코스모그룹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계열사 관리를 좀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분 변동 후 코스모촉매의 주주는 허 회장의 직계존속과 비속으로만 꾸려졌다. GS 계열의 친척들이 지분을 들고 있는 것보다 경영상의 결정을 좀더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경수 회장은 지난달 기준 코스모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코스모앤컴퍼니에 429억600만원에 달하는 사재를 지원했다.
코스모 오너 일가가 코스모촉매의 주식을 주당 1원에 거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스모촉매가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이 작용했다. 사실상 주식으로서 가치를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 이미 코스모촉매 주식의 순자산가치는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
기초 무기화학물 제조 업체인 코스모촉매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24억 원, 자본총계 -168억4200만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유동성도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유동자산은 54억7300만 원으로 유동부채는 153억8800만 원에 달한다.
실적 또한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170억7200만 원, 영업손실은 18억1300만 원, 당기순손실 36억72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0원이 아닌 1원으로 선택한 까닭은 주식을 0원에 거래하면 자칫 세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동부건설이 지난 2003년 출자총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유중인 계열사 주식 101만주를 주당 1원에 최대주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동부전자, 동부제강 등 6개 계열사에 넘긴 바 있다. 당시에도 해당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로 주당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로 세금 문제 등을 피하기 위해 주식 값을 1원으로 매겼다.
코스모촉매 관계자는 “주주들간 상의 하에 지분 거래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