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작년 사회공헌비 2조8114억…13.6% 줄어

입력 2014-11-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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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이 작년에 사회공헌비로 전년보다 13.6% 줄어든 2조8114억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2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과 회원사 등 600개사를 상대로 사회공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34개사가 2조8114억833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돼 13.6% 줄었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지출액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응답 기업의 작년 세전이익이 전년보다 22% 감소하는 등 기업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회공헌 규모는 줄었으나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사회공헌 지출비율은 3.76%로 2012년(3.37%)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전경련은 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치는 작년 기준으로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비율이 1.77%인 일본 기업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정무성 숭실대 교수는 이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이나 일본 기업은 사회공헌에 있어 양적 조정기를 거쳤으나, 우리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경제 환경과 무관하게 사회공헌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며 “이제는 앞으로의 동력을 위해 지금까지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은 사회공헌비를 줄인 대신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내실을 강화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고속도로 좌석 안전띠 실태현황 조사 결과가 자동차 뒷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법안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된 것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또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의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대상 특성에 맞는 자립기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 홈쇼핑업체는 판로 확보가 시급한 사회적기업이나 농촌을 위해 방송시간을 별도로 편성하고, 교보생명은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실직여성가장을 간병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이 밖에 일부 기업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이종산업, 학계,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전문 조직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의 통합예술집단치료프로그램인 ‘마음톡톡’은 각 분야 전문 교수진과 예술치료사, 지역복지기관, 학교 등이 협업해 아동에게 예술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전용 휴대전화를 개발하는 LG전자는 음성도서 서비스를 하는 LG상남도서관과 손을 잡고 시각장애인들도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생활 밀착형 이슈를 사회적으로 환기하거나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도 증가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교통안전캠페인을 통해 어린이 교통안전 지식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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