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북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경제가 수개월 전에 예상했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콜금리 목표치를 동결됐다고 밝혔다.
향후 금리인하 기조로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 금리 목표치를 동결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상황이 최근 3개월 불규칙 요인이 발생해 경제지표에 기복을 보였다”며 “그러나 한은이 수개월 전에 예상했던 경로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민간소비는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약하지만 크게 위축되지는 않는다고 보여진다”며 “건설투자도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8월 지표는 조금 좋아졌지만 추세로 봐서는 아직은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반면에 수출과 설비투자는 매우 활발하고 설비투자도 활발한 상태로 경기 전체로 봐서 지난 3분기 기대보다는 약했지만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대체로 그런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에도 소비와 설비투자는 괜찮아 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비부문은 아직 활발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지탱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건설부문은 주택부문에서 여전히 기대가 어렵지만 토목부문에서 4분기 이후 정부부문의 기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물가에 대해 이 총재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 동안 원유가격 수준이 워낙 높아서 각종 공산품, 공공요금에 반영됐다”며 “앞으로도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인상 요인으로 잠재돼 있다고 보지만 소비자지가물가 등으로 볼때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수도권 일부지역 아파트 전세, 매매가격 다소 상승률이 높아지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 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 상승 기미가 앞으로 일시적인, 국지적인 현상으로 그칠지, 다른 지역으로 파급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이 총재는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등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북 핵실험으로 금융시장 흔들렸으나 현재는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국제시장에서도 한국시장 평가, 한국물에 대한 가격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만한 징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하고 또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황전개를 주의있게 살펴보겠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봐서는 그동안 상당한 정도로 내성이 생겼고 또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는 점에서 그런대로 잘 소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민간연구소 등에서 북핵 문제로 인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은은 국제사회의 대응 방향 등을 보고 성장 전망의 조정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북한 핵실험이 없었다면 경제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정도가 얼마인지는 지 얘기할 수 없다”며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을 미사일 발사와 같은 차원으로 볼 것이냐, 아니며 과거의 사건들보다 큰 사건이냐 보는 시각에 따라 전망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점들이 모두 반영해 콜 금리 목표치의 동결을 결정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최근의 상황과 가까운 장래의 여건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금리는 항상 상황에 따라 오르기도 내리기도 해야 하고, 단지 금방 움직여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수는 없다”며 “금리는 오름세가 있으면 한동안 갈 수도, 여러번 내려가기도 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인가는 정해지지도, 또 말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장단기 금리가 연전된 현상에 대해 이 총재는 국채의 수급영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장기금리가 내려간 것은 시장에서 경제상황을 둔화쪽으로 보는 게 반영된 게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표가 되는 국채금리가 국채 수급사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데, 근래에 와서 국채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있어서 장단기 금리 격차 축소나 일시적 역전의 배후에는 국채 수급 사정도 일부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장단기 금리간 격차는 정리될 것”이라며 “전적으로 미래의 경기와 물가 상황에 대한 예상만 가지고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재경부가 경기부양책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향후 경제전망은 7월보다 약간 못하며, 북핵이라는 상황도 있다”며 “북핵 강도가 어떤 쪽으로 발전할지는 몇 달동안 지켜봐야 하며,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보고 그 중 하나로 경기분양책 입장을 언급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정부가 적자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이 경제부양책의 내용을 알기 전에는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