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페이스추리, 파리는 바게뜨…” 허영인 SPC 회장 ‘현지화’ 승부

입력 2014-11-13 08:31 수정 2014-11-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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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파리크라상은 파리1구의 지하철 샤틀레역과 샤틀레 극장 사이에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700여개 넘는 바게뜨가 팔리고 있다.(사진제공=SPC그룹)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이번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다. 해외법인을 세우고 직접 진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현지 기업과 함께 마스터프랜차이즈(MF)를 추진키로 했다. 각 국가와 현지인의 특성에 맞는 허영인 회장 특유의 현지화 전략이 말레이시아에는 MF로 적용된 것이다.

허 회장의 현지화 전략은 진출 방식과 마케팅, 세부적으로는 메뉴까지 매우 구체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중국과 베트남에는 한국 파리바게뜨에 없는 메뉴가 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의 식성을 반영해 빵 위에 소고기 가루를 가득 얹은 ‘육송(肉)빵’과 구운 고기와 현지의 각종 향채(香菜)를 넣어 만든 베트남의 ‘반미(Banh mi) 바게트 샌드위치’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단단한 빵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는 현지인의 특성에 맞춰 ‘포카차’, ‘깔조네’가 잘 팔린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시테섬으로 가는 길목 파리1구의 지하철 샤틀레역과 샤틀레 극장 사이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빵집이 있다. 바로 파리바게뜨 샤틀레점이다. 프랑스인들의 소비패턴에 맞게 현지인의 주식인 바게뜨와 패스츄리, 샌드위치 등이 진열돼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후 100일만에 매출이 25% 증가했다.

미국 파리바게뜨에서는 페이스트리와 크라상류, 샌드위치 등의 제품들이 인기가 높다. 커피가 생활화된 미국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는 현지 특성을 반영해 현지인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매장마다 하루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파리바게뜨가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이다. 허 회장은 평소 “현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올해 7월 프랑스 파리까지 총 180개의 해외점포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2013년 10월 미국의 맨해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뒤, 2013년 11월 미드타운에 52번가점, 2014년 3월 어퍼웨스트사이드에 70번가점을 열고 핵심상권으로 진입했다. 10년 전 진출한 중국에서는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매장을 꾸준히 확장해 2012년 100호점을 돌파했다.

외형만 키우진 않았다. 10년 전인 2004년 상하이에 첫발을 내디딘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한다. 현지의 베이커리 업계 종사자들의 선진 베이커리 연수지역을 유럽이나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꿀 정도다. 10만개가 넘는 중국 베이커리 업계는 중국 베이커리 미래상과 모델을 파리바게뜨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권인태 대표는 지난달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생산시설 및 물류 시스템 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마스터프랜차이즈, 조인트벤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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