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병원은 최근 환자의 치료 후기를 병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가 업무정지 1개월과 고발 조치를 당했다. 인터뷰 형식의 치료 후기였는데, 환자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후기만 공개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라 의료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B병원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려 했다가 큰 화를 입을 뻔했다. 할인 이벤트나 안내를 하는 경우 반드시 할인의 범위·기간·대상·이유 4가지를 기재해야만 한다는 내용을 꼼꼼히 챙기지 못해서였다. 과거에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게 의료법을 위반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병원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하마터면 환자 유인 알선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당할 수도 있었다.
병원과 경영자 입장에서는 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법 규정을 잘 몰라서 못 지키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의료법 검열이 엄격한 만큼 벌금 부과나 업무 정지 등으로 인해 병원 경영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7년 이후 의료광고가 전폭적으로 허용되면서 의료광고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에게 지난 9월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광고 총 심의 건수가 지난 2011년 5000건에서 지난해 1만5827건으로 2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의료광고를 통해 병원이 환자 유치를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불법 의료광고 적발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1년 적발된 불법 의료광고는 834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142건으로 156.8%(1308건)나 급증했다. 또 최근 3년간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불법 의료광고를 적발한 현황을 보더라도 △2011년 640건 △2012년 1472건 △2013년 1997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윤인순 의원은 “의료광고는 특히 국민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허위·과장광고나 부작용 정보를 누락하는 광고들을 단속해야 한다”면서 “매년 의료분쟁조정이나 부작용 피해 접수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불법적인 의료광고를 정부가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검찰이 지난해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한 경우는 총 3615건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1890건에 대해 기소가 진행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지난 2007년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된 1896건과 비교하더라도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개 병원이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되더라도 관계 당국의 제재를 받는데 그치지 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의료법 분쟁이 심화되면서 소송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의료법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의료법 문제 발생하면 이렇게 대처해라 = 병원이 의료법을 위반하게 되면 과태료 또는 벌금을 부과받을 뿐만 아니라 업무정지나 자격정지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여러 차례 병원경영 아카데미와 콘퍼런스를 진행해온 의료 IT 기업 ‘닥프렌즈(docfriends)’는 병원이 의료법 관련 위법 사항이 발생할 경우 관할 보건소에 구체적으로 문의한 뒤 확인을 받아 진행하고, 이와 관련한 증빙자료를 남겨두라고 조언한다.
닥프렌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에 의료법을 담당하는 정책부서가 있다. 그러나 의료법 위반 사항이 발생하게 되면 실제 병원의 세세한 검열은 관할 검열 부서나 관할 보건소에서 진행하고 조치를 취하게 된다.
닥프렌즈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병원이 의료법 관련 질의를 보건복지부에 할 경우 의료법 조항과 최근 법적 판례를 토대로 답변을 해준다”면서 “하지만 ‘구체적 적용 사항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상세한 내용은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라’는 답변으로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법 내에서 크게 정해져 있는 법률사항 외의 구체적 적용 사항은 각 관할 보건소 및 관할 검열 부서에서 판단하는 셈이다. 따라서 법적인 내용을 확인받고자 하는 병원들에게 중요한 사항일 경우 보건복지부 답변을 1차로 하되, 최종적으로는 보건소에 구체적으로 문의하고 확인받은 후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이 관계자는 “이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식적인 절차는 아니지만, 의료법 관련 시스템에 따라 많은 병원들이 의료법을 확인받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거치는 대응 절차라고 보면 된다”며 “해당 답변들은 향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병원 측이 판단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증빙을 위해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