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내 주변에 풀리지 않을 일들이 있을 때의 단상

입력 2014-11-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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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삼 우리은행 직원만족센터 과장

조선 중중기에 현량과라는 제도가 시행됐다.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인재를 천거하게 해 대책만으로 시험한 제도다. 굉장히 신속하고 빠르게 도입됐으나 결과는 실패했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당시 기존 정치세력이 반정으로 왕이 된 중종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때 왕은 사림에게 손을 내밀었다. 빠른 정치세력화에 있어 과거라는 제도는 너무 느렸다. 현량과가 주는 목적은 분명했다.

영남유생들을 즉시 발탁해 삼사(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관리로 등용, 기존의 정치세력인 훈구척신과 반정공신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였다. 조선조 선비의 유일한 일은 관리가 되는 것이고 녹봉을 받는 관리는 정해져 있으니 사림의 인사 발탁권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즉 현재의 훈구세력의 미래인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편익의 크기에 비해 공감대가 없이 일방적이었다. 그리고 수혜의 근거 또한 사회적 동의를 얻기 어려워 피해 당사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낳았다. 그래서 그들은 집단적으로 조광조 탄핵에 나섰고 우리가 잘 아는 기묘사화로 그 막을 내리게 된다.

그 결과 조선 중종 때 개혁 드라이브가 주춤거리게 돼 이는 조선 명종 때 척신 윤원형을 탄생시킨 원인이 됐고 그 원인은 을사사화의 단초가됐다. 이 사건을 오늘에 한 번 비교하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하고 싶은 것은 나름대로 희소한 것이라는 숙명을 띤다. 평화로운 사회는 그 희소한 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친 후 그 취득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돈의 획득을 위해 우리는 출근합니다. 도둑질해서 번 돈은 인정하지 않는다.

요즘 보면 이런 문제가 많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합의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힘센 사람들이 사회적 분위기를 일종의 이데올로기적 마인드로 몰아세운다는 것이다. 획득에 있어서의 사회적 합의가 깨어지면 당연히 사회적 비용 또한 엄청나게 커진다. 조광조의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실패는 더욱 더 깊고 아픈 갈등을 만들었고 그것은 나라의 체력 저하를 불러일으켜 임진왜란을 만들었다. 비단 국가뿐이겠는가.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칙이 난무하면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페어한 게임을 하지 않게 된다. 게임에 수반되는 거래비용이 매우 커지고 이것은 희소자원의 효율 사용이라는 경영 대명제를 손상시키게 된다.

반칙의 수혜자들은 당파성을 띠게 되고 그 부조리를 지키려 혈안이 돼 사회의 강력한 반동세력이 돼 바꾸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그러면 회사나 국가는 현재의 유지에 대한 연속성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온전한 사실은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가지고 싶어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풀리지 않은 난제가 있으신지요?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일부터 한 번 해 보시면 그 풀리지 않은 숙제가 쉬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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