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배터리사업에 진출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프록터앤드갬블(P&G)의 듀라셀 배터리사업을 인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는 듀라셀 인수를 위해 자사가 보유한 P&G 주식을 넘기기로 했다. 버크셔는 47억 달러 규모의 P&G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2015년 하반기에 듀라셀이 17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로 버크셔가 부담할 인수액은 30억 달러 정도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듀라셀 인수를 통해 버핏이 다시 한번 투자업계 거물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버크셔는 P&G에 주식을 넘기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버크셔는 지난 2008년 1억주의 P&G 주식을 매입했으며, 이후 P&G의 실적 부진과 함께 보유 지분을 줄여왔다.
버핏 평전을 썼던 앤드루 킬패트릭은 듀라셀 인수에 대해 “현명한 세금 전략으로 엄청난 거래를 했다”며 “멋진 금융 거래“라고 말했다.
버핏은 에너지업체 필립스66과 미디어기업 그레이엄홀딩스와의 거래에서도 주식 스왑 방식을 사용하는 수완을 보인 바 있다.
버핏 역시 이번 거래에 대한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성명을 통해 “나는 소비자는 물론 P&G의 오랜 투자자로서 듀라셀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듀라셀은 최고의 품질을 갖춘 글로벌 선두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P&G는 최근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인 브랜드 매각에 나서는 등 쇄신에 집중하고 있다. A.G. 래플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듀라셀의 분사 또는 매각 계획을 밝혔다. 듀라셀은 P&G 매출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8월에는 실적이 좋은 70~80개 브랜드만 남기고, 최대 100개 브랜드를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래플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환율과 같은 외부 요인의 도전을 받고 있다”며 “생산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사의 거래에 대해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전 11시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0.56% 올랐고, P&G 역시 0.3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