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시작됐다.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선두로 비수기 극장가에 할리우드 발 태풍이 불고 있다.
그 배경에는 명감독들이 있다. ‘인터스텔라’는 ‘다크 나이트’ ‘인셉션’ ‘트랜센던스’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터스텔라’는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식량 부족, 경제 붕괴로 멸망에 달한 지구에서 희망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앤 해서웨이, 제시카 차스테인, 마이클 케인 등이 출연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 제작 동기에 대해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고, 우리가 누구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우주에 나간 인간의 삶은 평행선에 있다. 우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우주에 나가면 죽음은 더욱 확실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인지 더 궁금해진다”고 밝혔다.
지난 달 23일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 작품이다. ‘세븐’ ‘조디악’ 등을 통해 할리우드 이야기꾼으로 통한 데이비드 핀처는 이번 작품에서도 몰입 높은 스토리를 전보여 스릴러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149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에도 관객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 설정은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와 맞물려 공감대를 자아낸다.
‘나를 찾아줘’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흥행작 ‘셔터 아일랜드’(국내 최종 관객 100만6833명)의 누적 관객 수를 뛰어 넘어 지난 4년간 깨지지 않았던 국내 개봉 외화 스릴러의 역사를 다시 썼다.
오는 12월 3일 개봉할 예정인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아카데미 수상 작가 스티븐 자일리안의 각본과 모세 역의 크리스찬 베일, 람세스 역의 조엘 에저튼, 시고니 위버, 벤 킹슬리 등 스타 캐스팅이 이뤄졌다.
특히 이 작품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글래디에이터’ ‘로빈후드’ 이후 진두지휘한 작품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런던, 스페인, 아프리카를 넘나드는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세트를 제작하고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이유는 완전히 구체화된 환경이 주는 리얼리티를 원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10~11월은 영화계 비수기로 일컬어지는데 할리우드 대작들이 속설을 깨고 있다. 특유의 웅장한 스케일에 탄탄한 스토리가 더해져 관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데이비드 펀처, 리들리 스콧 등 거장들의 복귀는 관객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