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를 향해] 김대연 윈스 대표 “고부가 솔루션으로 일본 이어 동남아 시장 공략”

입력 2014-11-14 10:16 수정 2014-11-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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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ㆍDDoS차단시스템 등 국내 1위… 日에 최초 수출도

▲김대연 윈스 대표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해외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죠.”

김대연 윈스 대표가 꺼낸 의미심장한 한마디다. 1990년대 후반 벤처붐이 일면서 우후죽순 생겼던 정보보안 업체들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윈스는 지금까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현재 국가대표 정보보안 업체의 위치까지 올라간 윈스의 저력에 대한 김 대표의 자부심이다.

지난 12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조심스러웠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은 만큼, 고객들의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술력은 국내에서도 윈스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윈스는 네트워크 보안에 강점을 지닌 정보보안 전문업체”라면서 “주력 솔루션은 침입방지시스템(IPS)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60% 정도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 특성상 시장 수요보다 반발짝 늦을 수밖에 없지만, 경쟁사보다는 반발짝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윈스의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1996년 설립된 윈스는 2000년 국내 정보보안 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스나이퍼(SNIPER)’를 출시한 회사다. 2003년엔 코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윈스는 스나이퍼 IPS를 비롯해 디도스(DDoS) 차단시스템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네트워크 정보보안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기술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하이엔드(High-end) 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경쟁력엔 윈스의 ‘꼼꼼한’ 기술력이 근본이 됐다. 김 대표는 “국내 동종업계 제품들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 제품과 함께 ‘벤치마킹테스팅(BMT)’을 수개월씩 진행한다”며 “경쟁사 제품과 품질 테스트를 진행한 후 검증된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정보보안 업계에선 힘든 해외진출까지 노렸다. 국내 1위에 그치지 않고 일본시장에 10여년간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 2011년 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N사에 스마트폰(WCDMA)망 IPS(10G)를 첫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방화벽을 제외한다면 일본 진출은 국내 정보보안 업계 중 유일하다. 2010년 1억원이었던 윈스의 수출액도 지난해 120억원으로 급증했다.

김 대표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정보보안 업종은 서비스와 묶여 있어 수출이 쉽지 않다”며 “서비스, 판매 등 우선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데다, 국내 보안기업들의 규모도 크기 때문에 업체들이 쉽게 진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엔 자국산 제품이 없어 그래도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같이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사실 일본 진출은 윈스의 간절함이 큰 영향을 줬다. 윈스 이소진 과장은 “일본에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현지에 파견을 보낼 기술자 등을 선정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면서 “하지만 윈스는 임직원 일부를 파견보내며 진정성을 보였고, 결국 N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정보보안 업계에서 드문 해외시장 공략 성과로 윈스는 중소기업청의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인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해외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이제 일본 이후의 시장도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시장은 미국산 제품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해외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을 제외하고는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 3년간처럼 일본시장에선 기존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주력을 옮겨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엔저 현상으로 인한 일본시장 수익 하락분을 동남아 지역에서 메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고,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활발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윈스의 최근 실적은 다소 좋지 않다. 엔저 현상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의 724억원보다 낮은 7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를 내년 이후를 위한 재정비의 시기로 보내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보안업계 ‘격동의 시기’를 겪었던 김 대표는 현재 상황을 그리 비관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정보 보안업체들이 과열 경쟁으로 다 쓰러진 가운데에서도 윈스는 현실적인 전략을 통해 결국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를 극복한 저력이 윈스를 강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며 “많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경영에 나섰지만 윈스는 ISP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R&D 능력을 키우며 내실을 키워왔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보보안 업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쟁에 대해선 ‘쓴소리’를 건넸다. 과거 방화벽 분야의 중소업체들이 삼성그룹 계열인 정보 보안업체 시큐아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졌던 사례가 있어서다. 윈스 역시 시큐아이와 명예훼손, 저작권법 소송 등에 휘말린 적이 있다.

김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과 일반 중소기업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가 없다”며 “SI분야는 대기업이 공공 조달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됐는데 정보보안 시장에도 그런 부분이 적용됐으면 좋겠고, 안 되더라도 대기업 측에서 자제를 해야 하는 게 상도의 차원에서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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