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으로 받은 혜택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사법시험 수석 김신호 씨

입력 2014-11-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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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로 일하면서 민원인들을 만나면 민사소송법을 잘 몰라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경찰대 출신으로 받은 혜택이 많은데, 실무를 통해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13일 사법시험 수석합격 소식을 접한 김신호(34) 경위(부산진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의 말이다. 이날 발표된 제56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204명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김 경위는 경찰대 18기 졸업생으로, 2002년부터 실무를 시작한 13년 차 현직 경찰관이다. 경찰대 출신이 사법시험 수석합격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경위는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라며 "실력이 모자란데, 운이 좋아서 이런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 경위는 6살짜리 아들과 3살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일과 시험준비를 병행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퇴근 후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아침 5시면 일어나 책을 보다 출근을 하는 생활이 3년 4개월 동안 이어졌다. "사법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는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지금 직장에서 일하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데, 시험준비를 하면 회사생활과 가정생활 모두 힘들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많이 들었죠." 몸도 고됐지만, 가장으로서의 중압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2차 시험이 얼마 안남았을 때, 제가 잠을 자는 동안 아내가 혼자 병원에 가서 둘째를 낳았어요. 남편과 아빠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 도와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 경위는 곧바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할 예정이다. 수료 후 구체적인 진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얼마 전에 인천지역에서 청소년 본드흡입 문제가 심각해서 그 지역 판사님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어요. 재판만 하는 게 아니라 본드판매점을 상대로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돌리고, 제조사까지 찾아가서 관계자들을 만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저도 근본적인 문제원인을 고민하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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