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초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우주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레’가 표본 채취 작업을 시작했으나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수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혜성 표면 밑으로 약 20㎝를 뚫어 샘플 채취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탐사로봇 필레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혜성에서 아미노산 샘플을 채취해 이곳에 생명체에 필요한 화학물질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ESA는 그러나 필레가 이번에 확보한 자료를 지구로 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ESA는 필레가 착륙한 지점이 절벽 옆 그늘진 곳이어서 계획보다 적은 양의 태양광을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필레는 자체 에너지가 소진된 이후 몸체를 둘러싼 태양전지판을 이용해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필레의 자체 에너지는 하루에서 이틀분만 남은 상태로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는 계획보다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
한편 혜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로제타호와 필레가 보내오는 자료는 태양계 진화 역사와 나아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혜성이 46억 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 지구와 충돌하며 물과 함께 생명의 기원이 된 아미노산을 전해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