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해외직접투자(ODI)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변동추이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1년 이후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가 양적으로 정체되고 고용창출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0~1990년대에는 연평균 20~30%에 달했던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이 2001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이후 13년간 연평균 2%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인수합병(M&A)형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이 높아졌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모두 공장설립형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엔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M&A형 투자가 늘어나며 2001년부터는 M&A형 투자비중이 평균 31%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1980년대 연평균 39%, 1990년대 연평균 17%의 증가율을 보였던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는 2000년대 들어 15%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총투자 규모는 2180억8000만 달러로 1990년대에 비해 6.9배 증가했다.
특히 2006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가 해외직접투자보다 더 적은 투자 역조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1~2013년 기간의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1537억5000만 달러로 해외직접투자(2180억8000만 달러)의 70%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2000년대에는 비제조업의 투자비중이 66%로 제조업(34%)보다 더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전기·전자, 운송용기계 분야의 투자가 많았고 비제조업은 금융·보험 분야가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투자이민제 도입, 투자 인센티브 강화, 서비스산업 진입규제 완화, 수도권규제 등 입지규제 개선, 지주회사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외국인들은 노사문제 등 사회갈등 심화와 생산비용 증가로 중국 등 다른 투자유치 경쟁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도 입지규제,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 지역주민 반대 등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역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획기적인 외국인투자 유인책과 규제완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