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업체 액타비스의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 인수가 임박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액타비스와 앨러간은 인수ㆍ합병(M&A)와 관련해 주식과 현금 비중 등 핵심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액타비스는 주당 210달러 이상으로 총 640억 달러(약 70조4192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인수발표는 17일 뉴욕증시 개장 전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거래가 공식적으로 성사된다면 올해 제약업계 최고 ‘빅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제약업계에는 대형업체의 짝짓기 시도가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무산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애브비와 영국 샤이어의 540억 달러 규모의 M&A 논의가 지난 10월 무산됐으며 이보다 앞서 5월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에 1166억 달러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퇴짜맞았다.
액타비스가 제시한 인수가는 최근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와 ‘주주행동주의’로 유명한 해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 제시한 인수가 보다 높은 것이다. 지난 4월부터 밸리언트는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와 손잡고 앨러간 인수에 나섰다. 이들이 지난 10월에 제시한 인수가는 530억 달러로, 최근 이들은 인수가를 상향조정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앨러간은 이들의 인수 제안을 적대적 M&A로 간주, 지속적으로 거부해왔다. 경쟁업체 M&A로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밸리언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앨러간의 사내문화는 물론 신약개발력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다. 손에 넣으려는 밸리언트와 이를 피하려는 앨러간의 좇고 좇기는 싸움은 결국 비방전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들의 날 선 공방전이 계속되는 사이 앨러간의 인수 협상 대상자로 액타비스가 부상했다. 액타비스의 인수제안은 밸리언트보다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앨러간이 인수기업으로 액타비스를 택한 것이 공식화되면 애크먼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을 보인다. 애크먼은 앨러간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애크먼은 M&A를 통해 밸리언트와 앨러간 보유 지분을 나누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애크먼이 인수가를 추가 상향해 인수 시도를 계속 이어나갈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