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개월여 갈등을 빚어 온 KB국민카드와 현대차간의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가 1.5%대에서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현재 1.85% 수준인 수수료율을 0.7~1%로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압박을 가하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1.75% 이하로 낮추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은행계 카드사로 현대차그룹과의 거래관계를 감안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7일“양사가 협상 시한 마감일인 오늘(17일) 1.5% 수준에서 협상을 타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지난주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복합할부 금융상품 수수료율에 대해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살 때 구매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결제액을 캐피털사가 대신 갚고, 차 구매자는 캐피털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이다.
두 회사가 막판에 타협점을 찾았지만 복합할부 상품이 자동차 회사가 낸 수수료를 카드사와 캐피털사, 영업사원이 나눠 갖는 구조여서 줄어든 수수료 부분에 대해 누가 부담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는 자동차 회사가 가맹점 수수료로 1.85~1.9%를 내면 카드사가 1.37%포인트를 캐피털사에 주고 나머지를 챙긴다. 캐피털사는 다시 영업사원에게 판매수수료로 1.0%를 준다. 카드사와 캐피털사는 이를 다시 자동차 구매자에게 캐시백(0.2%포인트)과 할부금리 할인 혜택(0.37%포인트)으로 돌려주고 있다.
복합할부상품이 활성화 된 데는 영업사원의 상품 소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업사원은 복합할부상품을 팔 때 보통의 할부상품 수수료(0.5%)보다 배 이상 높은 1%의 수수료를 챙긴다. 이처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어느 한 쪽이 손해를 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가맹점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타 카드사와의 협상도 관전 포인트다. 복합할부 취급액 규모(1조2500억원)가 가장 많으며 비은행계인 삼성카드가 1.5% 수준의 수수료율을 받아 들일지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신한카드는 내년 2월 삼성카드는 3월에 가맹점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0년 8654억원이었던 복합할부 시장은 지난해 4조5906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2011년 86.6%에서 지난해 74.7%, 올해는 60%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