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지분 참여해 실전경험 익히는 창업 ‘소사장’제 인기

입력 2006-10-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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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 중의 하나는 바로 창업시작과 동시에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직원 수나 회사의 규모에 관계없이 곧바로 사장이 된다는 것이 흔히 말하는 눈칫밥을 먹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곧바로 사장이 되는 길이 아니더라도 한 단계씩 밟아가면서 창업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본사 직원들이 가맹점을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원으로 일하다 보면 사업 전망과 본사의 도덕성 및 안정성을 속속들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사에서도 직원이 창업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므로 유리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관련 본사에 취업해 실전 경험을 쌓은 후 지원을 받아 창업하는 것도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 점장 역할 수행하며 소사장 운영

왕대감 참숯화로 왕갈비에는 소(小)사장 제도가 있다.

소사장 제도란 매장을 오픈할 때 점장에게 평균 25%의 지분참여를 지원하고 해당 영업점의 경영을 맡기는 제도를 말한다.

왕대감 본점에서 10년 넘게 점장직을 수행한 유진위 점장도 지난해 문을 연 인천 삼산점에서 점장 겸 소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삼산점은 실평수 91평에 현재 월매출 1억2000만원을 올리는 대형 점포다.

왕대감 본점에서 10년 동안 점장 일을 해온 유씨는 삼산점 창업비용 4억원 중 1억원을 투자해 소사장이 돼 점장 월급 외에도 투자지분의 비율만큼 추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유 씨는 "지분 참여형 점장으로 매장을 운영한지 10개월이 지난 요즘 예전에 비해 책임감이 더 커졌다"며 "소사장 제도 활용이 유용한 것을 느껴 현재 삼산점 직원들에게도 소사장 제도를 제시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사장이라면 누구나 직원들이 '내 점포'처럼 일해주기 바라지만 직원들은 사장과 똑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기 어렵다"며 "특히 외식업매장처럼 단순노동을 하는 경우 직원들은 하지만 소사장 제도의 도입은 '내가 일하는 점포의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목표의식으로 동기부여가 돼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끔 만들었다.

유 씨는 본인이 보고 경험했던 그 비전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매장을 활기차게 이끌어가고 있다.

◆ 직영점 점장 근무 후 창업

경기도 분당에서 피자배달전문점 '빨간모자' 가맹점을 운영 중인 이형렬 사장(30)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본사 직원이었다.

대학 졸업 후 지난 2002년 빨간모자에 취업한 그는 본사 직영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본사 직원이라고 하지만 피자 배달부터 매장 청소, 피자 조리 등 피자전문점 운영을 위한 밑바닥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점포 운영방법을 익혀나갔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입사 1년 반이 지나고 난 후 한 점포를 책임지는 점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이 씨는 "점장 생활 1년여의 기간이 점포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점장은 매장 바닥 및 창문 닦기 등의 잡무부터 매출과 직원 관리까지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가맹점 점포운영과 업무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창업을 염두에 두고 취업한 것은 아니었지만 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본사가 식재료 공급 등 가맹점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을 보고 직접 운영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창업 후에는 주인의식이 더해져 과거 점장 때보다 매출실적이 더 올라갔다.

이 씨는 "본사 경험의 노하우가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는 쉬울 수 있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개점을 위한 인허가 사항은 모두 새로 공부해야 했고, 매출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회계와 세금 문제를 처리하는 세무 업무 역시 생소하기 그지없어 초기에는 다소 혼란을 겪었다.

이 씨는 요즘 월 평균 3000만∼3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이 중 700만∼800만원 정도를 순이익으로 가져간다.

빨간모자는 지난 92년 설립 당시부터 직원들에게 가맹점을 내주는 방법으로 점포를 늘려갔다.

이런 사세 확장의 결과 현재 22개 가맹점 중 9개가 직원들이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직원 창업'의 비중이 높은 회사이다.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창업하면 가맹비 1000만원을 면제해주고 5년 인상 근무한 직원이 창업하면 가맹비와 보증금 1500만원을 면제해주는 것 외에도 7000만원 한도 내에서 창업자금을 싼 이자로 대출까지 해주고 있다.

경험이 있는 직원이 직접 가맹점 창업을 했을 때 성공률이 높아 결국 본사도 성장한다는 논리로 본사가 물심양면으로 직원들의 창업을 돕고 있다.

◆ 직원 창업 성공전략

직업을 선택할 때의 중요한 판단요소는 현재의 안정성과 함께 앞으로의 비전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젊은 층들이 충분히 비전을 찾을 수 있을만한 직장으로 꼽히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아직 시장규모에 비해 질적인 수준이 미약한 본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높다"며 "또 본사 근무를 통해 경험을 쌓고 직접 가맹점 창업을 하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창업에 자신이 없는 직장인들이 관심이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로 전직하는 것도 창업을 위한 하나의 준비방법이 될 수 있다"며 "성공창업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1∼2년 정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서 장래 가맹점 창업까지 검토해도 될 만큼 우량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는 것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5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 든든한 본점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본사는 믿을 만하다"며 "단순히 업종이 잘 된다는 것만 내세우고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는 본사는 일단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업종호황만 내세우는 회사는 경험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사가 언제 폐업할지도 모르는 불안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경험을 쌓아 성공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참고 견딜 수 있는 창업자의 인내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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