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우리은행 인수 변수 발생시 불참할 수도

입력 2014-11-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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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우리은행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한다면 불참할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를 위한 가격범위 및 수량범위 등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 다만 참여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가격이나 수량 등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결정한 가이드라인 범위내에서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즉 교보생명은 이번 이사회에서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변수가 작용했을 시 경영위원회가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이유는 넘어야할 산이 많이 때문이다. 먼저 교보생명이 신 회장 개인이 대주주라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주인이 없는 은행과 달리 보험사는 오너를 둔 대기업집단이 대다수다. 금융당국도 금융사 인수합병(M&A) 이슈와 관련해 자금조달 능력뿐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만약 금융당국에서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를 탐탁치 않아 한다면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높다.

또한 현재 중국의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자본에 국내 은행을 넘기는 것에 대한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외에 국내 금융사가 참여하지 않는 다면 유효 경쟁입찰 원칙을 정한 만큼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

우리은행의 높은 주가 역시 부담스런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한때 1만5000원까지 올랐다 1만1900원까지 하락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30%를 인수하는 데 약 3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교보생명의 현금동원력이 약 1조3000억원대이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집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우리은행의 주가가 또다시 오른다면 교보생명이 인수전에 사용해야할 금액 역시 올라가게 된다.

실제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역시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 “가격이 비싸면 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이사회 결과에 대해 인수전에 뛰어 든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장의 상황을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이번 이사회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얼마에 인수할 것인지만 정해놨을 뿐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위임했다는 점은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 매각은 소수 지분 매각과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경영권 매각은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 중 30%가 대상이다. 소수 지분은 17.95%가 매각 대상이다.

경영권 매각은 일반경쟁입찰, 소수 지분 매각은 높은 가격을 써낸 응찰자부터 순서대로 물량을 배분하는 희망수량경쟁입찰로 각각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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