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차단 크림이나 보습제 등에 포함된 일부 성분이 남성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미국인 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외선 차단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과 남성 불임 사이에 연관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부부들의 소변 샘플을 채취하고 12개월 동안 임신 여부를 추적했으며 임신하는데 오래 걸린 부부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남성들의 소변에서 고농도의 벤조페논-2(BP-2)나 4OH-벤조페논(4OH-BP)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들 2종의 화학물질은 자외선 차단제는 물론 피부 보습제품과 샴푸 등에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저메인 버크 루이스 박사는 사실상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자외선차단제에 남성들보다 더 많이 노출돼 있었으나 임신의 지연과는 관련이 없었으며 이들 물질이 남성의 생식능력을 감퇴시키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루이스 박사는 그러나 추가 연구를 통해 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법적으로 제조사들이 제품 포장에 이들 물질의 함유 여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현재 상황도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피부암을 방지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크림을 계속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면서 불임을 걱정하는 남성들에게는 햇볕을 쬔 뒤에 반드시 피부에 남아있는 자외선차단제를 씻어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