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의 움직임은 대개 사운(社運)을 말해준다. 구글, 페이스북 등처럼 실리콘밸리 인재 블랙홀이 된다면 그건 잘 나는 회사란 얘기다. 그런데 반대로 매일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다면 그건 곧 문닫을 회사란 얘기다. 그런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트위터다. 요즘 트위터에서 간부급 인력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보니 일부에선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해야 한단 얘기도 나온다.
◇ 코스톨로 CEO의 ‘갈짓자 인사’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회사가 위기를 맞았다는 판단이 들자 임원들을 대거 교체했다.
가장 많이 바뀐 자리는 소비자ㆍ상품사업부 수장으로 지난 5년간 이 자리에 5명이 선임됐다. 지난달 말 이 자리에 오른 사람이 케빈 웨일이다. 전임자는 구글 맵을 담당하다가 트위터로 옮겼던 대니얼 그래프였는데 6개월도 안 돼 떠났다.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앨리 로우가니는 내부 갈등 끝에 지난 6월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아직 이 자리를 채우고 있지 않다. 기술 부문에서 트위터에 크게 기여해 온 제레미 고든 부대표도 떠났고,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미디어사업부, 뉴스부문장 자리도 다 비어 있다.
지난 2010년 코스톨로가 외부에서 전격 영입된 것은 경영진의 내부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이었다. 창업자인 잭 도시와 에반 윌리엄스가 세력 다툼을 하면서 회사가 흔들렸던 상황에서 취임한 그는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움직였다. 직원들도 좋아했다. 모든 회의는 물론 운동모임에도 같이 참여하고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해주는 CEO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주주들의 압박 때문인지 코스톨로 CEO의 리더십에도 금이 가고 있다.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너무 자주 바꾸는 데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마이크 굽타를 새로운 전략투자팀 수장으로 보내버리고 CFO에는 자사 기업공개(IPO)에 도움을 준 골드만삭스 출신의 앤소니 노토를 ‘보은 인사’함으로써 설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더 문제는 트위터의 인사가 자연스럽다는 내부 시각이다. 트위터 이사이기도 한 벤처캐피탈 스파크캐피탈의 비잔 사벳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면 인재와 능력을 잘 봐야 한다"면서 “잦은 인사가 꼭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 CEO 교체가 답일 수도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많다. 물론 외부지만….
포브스에 기업 관련 칼럼을 게재해 오고 있는 피터 코간 코웬그룹 회장은 “최근 코스톨로 CEO에 대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보여달라는 주주들의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잦은 인사가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CEO 교체론도 제기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가 코스톨로 CEO에 비해 훨씬 일을 잘 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떠나지 않는 한 2인자로 역할이 한정돼 있다”면서 “만약 샌드버그가 트위터의 CEO가 된다면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 구글 등에서 배운 경영학 지식, 로렌스 서머스와 함게 관(官)에서 일한 경험 등이 어우러져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트위터가 아예 뉴스나 정보를 전달하는 회사로 일대 변신을 꾀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방법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