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tech) 시대]‘인터넷 은행 시대’ 앞서가는 美·中·日… 한국은?

입력 2014-11-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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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뱅카’ 서비스 계기로 저원가성 예금 유치 경쟁… 보안 투자 늘려야

전 세계적으로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 카카오’(이하 뱅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은행 설립을 검토할 때 됐다”고 발언하면서 이같은 기대감은 정점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인터넷 은행이 은행산업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한국은 금산분리 등에 막혀 1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신기술을 도입하고 별도의 보안망을 구축해야 하는 금융사들이 예산 문제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ICT 융합의 ‘큰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 핀테크 시장 주도권 잡기 위해 고군부투 =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IT 융합형 산업을 말한다.

핀테크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최근 뱅카까지 출시되자 은행들은 경쟁력있는 상품과 남다른 서비스로 관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선 은행들은 1억3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회원을 자신의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뱅카 특화통장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뱅크월렛카카오 전용 통장인 ‘하나월렛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을 뱅크월렛카카오의 충전계좌로 등록하면 1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연 1%의 기본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역시 11일 뱅카 전용 통장인 ‘우리뱅크월렛카카오통장’을 선보였다. 이 통장을 뱅크월렛카카오 충전계좌로 지정하면 50만원 이하의 잔액에 대해 연 1%의 금리를 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뱅카 전용통장을 만들면 평생고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적극적인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美) 인터넷은행 총자산 471조원… 갈 길 먼 한국 핀테크 = 핀테크는 아직 우리나라에선 ‘걸음마’ 수준이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대중화돼 있다.

올 3월 말 현재 미국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자산은 4582억 달러(약 471조원), 일본은 8조5000억 엔(약 85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은행인 찰스 스와프나 이트레이드 등은 모두 비은행 금융회사 내지는 GM과 같은 산업자본이 주도했다. 기존 금융권을 대상으로 금융개혁에 시동을 건 중국은 아예 정부 차원에서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금산분리 완화와 같은 적극적인 규제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금융회사들의 보안문제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중요하다. 미국이나 영국기업들의 경우 IT 예산 가운데 정보보호에 투자하는 금액이 각각 40~50%에 달한다. 특히 ICT 기업들은 금융보안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투자 비중은 3%를 간신히 넘는다. 올초 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규제가 강화되고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윤정 한국산업은행 조사분석부 선임연구원은 “선도 ICT 기업들은 첨단 금융보안 기술 도입 등 보안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금융사들은 기존 사업영역 방어보다 신사업 모델 지속탐색 및 비금융기관과 효율적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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