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장병권(45) 한국전파기지국 부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 부회장이 기업 최고 경영자로서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를 무시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해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신뢰를 해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 부회장이 사기 등 범죄피해에 대해 상당부분 피해회복을 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도 피해회복만 하면 풀려날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실형 선고이유를 밝혔다.
장 부회장은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홈캐스트 인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디지탈테크와 신흥정보통신 등 계열사 사이에 66억4000만원 상당의 보증을 설정하고, 142억5000만원을 담보없이 빌려 208억9000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장 부회장은 이 돈으로 홈캐스트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지만 경영권을 가져오는 데 실패하자 지난해 11월 계열사 명의의 대출서류를 위조해 제2금융권에서 100억원을 빌린 혐의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