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한파' 엄습…생계 막막한 아파트 경비원들

입력 2014-11-2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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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수를 줄인다는데, 더는 갈 곳 없는 이들을 어디로 쫓아낸단 말입니까?"

내년부터 경비업무에도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인력 감축이 대규모 해고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의 1천2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 관리소장 정모(57)씨는 21일 최저임금법이 오히려 경비원과 아파트 관리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아파트는 일반관리비와 청소비, 경비비 등 공용관리비가 매월 6천600만원 안팎인데 이중 직원 급여와 4대 보험료 등 인건비 비중이 97%(6천400만원)나 된다.

내년도 경비원 급여는 올해 대비 약 19% 인상될 전망이어서 관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씨는 "기본급이 인상되면 보험료 등 간접노무비도 늘어 내년부터 한달 경비비가 3천만원에서 3천600여만원으로 21% 증가한다"면서 "입주민들이 경비원 21명 중 4∼5명을 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도 경비원을 대량으로 해고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는 올해 9월 경비원 감원에 대한 입주민 찬반투표가 부결됐음에도 최근 경비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같은 내용의 투표를 벌인 하계동의 또 다른 아파트는 1년 이상 일한 경비원 전원을 해고 예고 통보하고 평가를 통해 재고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 사무국장은 "내년도 관리비 등을 책정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번 주부터 잇따라 열리는 만큼 해고통보를 받는 경비원이 이달 말까지 급격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전용면적 135㎡ 이상 중대형 아파트 관리비에 부가세 10%를 부과하는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점도 아파트 노동자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가 혼합된 단지는 중대형 입주자들에게만 부가세가 붙게 되며, 금액도 가구당 월 1만원 남짓으로 크지 않지만 입주민들의 반발이 크다는 게 아파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지역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경비원뿐 아니라 전기·수도·소방 등 시설관리 인력도 줄이거나 무급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을 사실상 삭감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석건호 실장은 "올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경비원만 약 4만명이 해고통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경비원 대다수는 재취업할 곳이 없는 취약계층이어서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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