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출신 저축은행 대표 또 철창신세 운명

경찰, 홍익저축은행 오세웅 전대표 구속영장 신청

좋은저축은행, 인베스트저축은행 등 금융감독원 검사역 출신자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불법 영업으로 회사를 부실화 시킨데 이어 마지막 남은 금감원 출신 저축은행 사장도 결국 불법영업으로 인해 ‘철창’신세가 될 운명에 처했다.

17일 금융계 및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전남 목표의 홍익저축은행 전 대표 오세웅씨에 대해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현행 저축은행법에서는 자기자본의 20%를 넘어서는 대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도 불구 오씨는 A건설사에 300억원을 대출을 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저축은행의 6월말 현재 자기자본은 354억원으로 동일인에게 나갈 수 있는 여신한도는 70억원이다. 여신한도의 3배가 불법으로 대출된 것이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오씨는 금감원 출신이다. 지난 2003년 홍익저축은행을 인수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 한국은행(68년 입행)에서 재직하다가 창립멤버로 금감원에서 근무했다.

가장 최근에 영업정지를 받은 좋은저축은행(2006년 9월)과 직전에 영업정지된 부산 인베스트저축은행(2005년 7월) 대주주 모두 금감원 검사역 출신이다.

금감원 출신인 문영구 씨는 지난 2002년 8월 새론저축은행을 인수해 인베스트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과 동일인 한도초과 대출 등의 부실 건으로 지난해 문을 닫았다.

임진환 씨는 2001년 10월 경기도 태산저축은행을 인수해 좋은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02년 동일인대출한도 초과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대주주로써의 자격만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실상 경영에 참여 지난 9월 또다시 검찰에 고발되고, 좋은저축은행도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3건의 저축은행 사고가 모두 금감원 출신이 대표로 있는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것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줄곧 저축은행의 대주주의 도덕성을 제기해 왔고, 최근에는 저축은행 대주주 권한을 심사하는 제도 등이 반영된 저축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도 있다.

특히 금감원이 대주주의 사금고화가 저축은행의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불구, 결국 금감원 출신들이 저축은행의 신인도를 저하시킨 주역이 된 셈이다.

또한 이들이 불법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법망의 ‘틈새’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02년에 한차례 검찰 고발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불법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좋은저축은행에 대해 전례가 없는 6개월간의 특별 검사를 통해서 영업정지 결론을 내렸다.

홍익저축은행도 7년간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영업을 해 왔다. 결국 흑자 경영의 상황에서 오 씨가 지분을 취득해 취임한 후 도덕적으로 더 깨끗해야 하는 금감원 출신이 불법영업을 앞장서서 해 온 것이다.

결국 저축은행의 검사 업무에서 배운 바를 제대로 활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 역시 이들에 대해 ‘전관예우’를 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좋은저축은행의 임진환 씨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실행된 불법영업과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금감원 출신이 대표로 있는 저축은행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도 있다.

홍익저축은행은 물론 지난해 영업정지된 인베스트저축은행도 동일하게 불법인 동일인여신한도로 영업정지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행태다.

한편 이번 금감워 국정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금감원의 이러한 저축은행 검사 부실과 관련한 집중 추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