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인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대배심의 기소 여부 결정을 앞두고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시에 긴장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뉴욕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저소득층 주택단지 내부를 순찰하던 신입 경찰 피터 량(27)은 어두컴컴한 계단에서 권총을 발사해 흑인 아케이 걸리(28)를 숨지게 했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단지는 범죄가 자주 신고되는 빌딩으로 경찰관 2명이 짝을 이뤄 정기적으로 순찰하며 사고 발생 당일에도 피터 량은 다른 신입 경찰 숀 랜다우와 순찰 중이었다. 피터 량이 권총을 발사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경찰은 경험이 부족한 신입 경찰이 실수로 방아쇠를 당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한 경찰은 “피터 량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며 이런 상태에서 무언가에 놀랐다면 권총이 발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찰에 입문한 지 아직 18개월이 안 된 경찰이 당황한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사고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사고로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경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의 사건과 7월 뉴욕에서 경찰관의 과도한 목조르기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을 떠올리게 해 흑인 사회에 다시 동요가 일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 뒤인 22일 밤, 걸리가 살던 주택단지부터 피터 량이 일하는 경찰서까지 200명의 시위대가 평화행진을 했다. 시위를 조직한 타이릭 워싱턴은 “우리는 퍼거슨을 이곳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며 단순한 우발사고로 보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췄다.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발적인 사고라는 것을 믿을 수 없으며 완벽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며 사고의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