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에 편의점 업계가 올해도 나홀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 채널들이 멈칫하는 사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신세계와 홈플러스 등 유통공룡들의 편의점 시장 진입에 따라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BGF리테일(CU) 등 기존 편의점 업체들의 독주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의 대표주자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4943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조3486억원)에 비해 6.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938억원으로 지난해(828억원)보다 13.3% 늘어났다.
GS25도 올해 3분기까지 2조589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2조3877억원)과 비교할 때 8.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5.4% 줄어들었지만 신규 점포 증가와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가맹점주와의 상생 비용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반해 기존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들의 약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쇼핑(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0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더 나빠져 무려 11.6%나 감소했다. 매출과 수익 모두 뒷걸음질 친 것이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매출은 각각 0.9%, 0.3%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5.1%, 17.5%나 빠졌다. 경기 불황에 대형할인점 주말 휴업과 신규 출점 규제 등의 정부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불황기에 고전적인 유통 채널에 비해 편의점만이 견실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점포 출점이 계속되면서 외형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지난 10월까지의 매장수는 8307개로 지난해 10월(7894개)에 비해 413개가 늘었다. 또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정착되면서 편의점의 PB상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영업 규제로 인한 반사 이익은 물론 최근 급증한 1, 2인 가구 대상 특화 상품 개발도 매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편의점 업체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신세계, 홈플러스 등 거대 유통공룡들의 편의점 시장 진입이 판도 변화에 큰 변수가 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지난 1월 신세계는 편의점 ‘위드미’를 운영하는 위드미에프에수를 인수한 후 가맹점수를 올해 말까지 1000개로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최근 300개를 조금 넘기는 데 그쳐 연내 목표 달성 가능성이 요원하다.
신세계보다 먼저 뛰어든 홈플러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형 확장을 위해 한화그룹의 씨스페이스 인수설까지 나돌았지만 아직까지 불분명한 상태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365플러스’의 매장수는 현재 205개로 후발주자인 위드미보다도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