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최수현 전 원장 ‘색깔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최 전 원장이 상시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야심차게 출범시킨 기획검사국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스스로 물러난 최종구 전 수석부원장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임원 교체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원장은 지난 20일 박세춘 부원장보의 은행·중소서민·검사부문에 대한 보고를 시작으로 나흘간에 걸쳐 13개 분야 업무보고를 모두 받았다.
진 원장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신뢰 회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진 원장은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금융사에 대한 상시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조용한 개혁을 예고했다.
상시감시 강화를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최 전 원장이 금감원 내 핵심 인재들만 모아 지난 4월 신설한 기획검사국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획검사국은 금융권 상시감시시스템 등을 통해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불시에 검사를 실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이후 청해진해운 검사를 진행한 것 외에 특별한 성과가 없어 현재 포지션이 애매한 상황이다. 청해진해운 관련 건도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은행검사국과 업무영역이 겹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금감원 내부에서는 인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획검사국 재편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기획검사국 인원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대대적인 임원교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 전 원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만큼 신임 금감원장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원들의 일괄사표 제출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최 전 수석부원장은 진 원장이 취임한 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후임 수석 부원장으로는 기재부와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