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고양시 행신동 SK뷰 3차 분양에서 주변 시세에 최고 두 배에 육박하는 고분양가를 상정해 논란을 빚은 SK건설이 이번에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SK건설은 올 들어 두차례 실시한 분양물량이 모두 고분양가 논란에 빠지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전북 전주시 태평동 옛 전매청 연초제조창(현 KT&G) 공장부지에 아파트를 착공할 계획인 SK건설은 '고급 명품 아파트'를 표방하며 최대평형인 77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880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포스코건설이 효자동에서 기록한 전주 최고 분양가인 95평형 평당 793만원을 1년 반 만에 바꿔놓은 것이다.
SK건설은 전체 712세대인 전주 태평동 SK뷰에 대해 77평형 880만원을 비롯해 69평형 760만원, 59평형 740만원, 49평형 720만원, 45평형 701만원에 분양할 예정. 현재 사업승인권자인 전주시는 정확한 분양가 산출 내역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사업승인을 미루고 있지만 SK건설 측은 평당 700만원 이상의 고분양가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고품격 아파트란 이름에 걸맞게 고급 마감자재를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전주시내의 랜드마크적인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인 만큼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것"이라며 고분양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태평 SK뷰의 경우 단지내에 휘트니스시설과 골프장 등이 도입된다.
여기에 2011년 경전철 1단계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라 향후 전망도 좋다는 게 SK건설 측이 내세우는 홍보문구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역 민심은 싸늘한 편. 태평동의 한 중개업자는 "SK건설이 아직 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경전철 착공을 고분양가 아파트의 홍보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1군 업체 아파트가 드문 전주시에 고 분양가를 책정해 마치 명품처럼 보이려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SK건설의 고분양가 정책이 전형적인 '분양가 마케팅'으로 일축하고 있는 분위기. 한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관계자는 "SK건설이 최근 분양 사업장마다 고분양가 마케팅을 실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지방은 어차피 분양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만큼 고분양가를 책정해놓고 천천히 팔아 명품 아파트로 홍보하겠다는 전형적인 마케팅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분양가는 장기 미분양을 고려한 금융비용인 셈"이라고 평했다.
한편 SK건설은 6월 고양시 행신동 SK뷰3차 분양 때도 주변 시세의 두 배를 넘어서는 고분양가를 책정해 관심을 일으킨 뒤 하루만에 청약 1,2,3순위 접수를 조용히 끝내는 이른바 '깜깜이 청약'을 실시한 후 곧바로 개별 분양에 들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