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경환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등 국내 근현대 문학 작품 초판본과 노벨문학상 수상작 초판본 등 국내외 문학 작품 초판본을 수집해왔다. 지 대표의 꿈은 사재를 털어 모은 희귀 초판본을 단지 혼자서만 보고 소장하는 게 아니라 ‘문학박물관’을 지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보는 것이다.
이번에 7000만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사슴 초판본을 낙찰받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1936년 1월 발간된 사슴의 초판본은 100부밖에 찍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희귀본으로 꼽힌다. 지난 19일 진행된 경매에서 시작가만 5500만원이었다.
지 대표는 “여태껏 수집한 문학 작품 초판본을 사회에 기증할 때 백석의 사슴은 꼭 있어야 하는 책 중 하나였다”며 “시집을 기증할 생각이어서 금액과 상관없이 경매에 입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은 모든 국민이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 대표는 4만~5만평 규모의 부지에 3000평 규모의 문학박물관을 지어 지금까지 수집한 책을 사회에 기증할 계획이다. 그는 “외국의 문학박물관에 가보니 박물관 자체도 잘 돼 있지만 콘텐츠·박물관 관리도 잘 돼 있었다”면서 “한국 문학박물관을 돌아보고 실망을 했는데, 문학박물관을 지어 운영 노하우까지 마련해서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