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분신 아파트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가 남은 경비원 전원을 해고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이 아파트의 경비원 78명을 비롯한 노동자 106명이 지난 19일에서 20일 해고예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고예고 통보는 통상 경비업체 재계약 때마다 있는 요식행위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심지어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 날은 정부가 경비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대책을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노조는 "아파트 측이 지난 6일 열린 입주자임원회에서 현재의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공식 결정한 상태”라며 해당 아파트가 이번 사건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일종의 보복성 해고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입주자임원회에서 동대표회장 등이 그런 의견을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결정되거나 진행된 것이 없는 상태라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경비원 분신 아파트, 한국은 여러모로 사람이 살만한 사회가 아니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인심이 사납네요", "경비원 분신 아파트, 자신이 행한 악업은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되돌아온다는 사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집값 내려갈까봐 사람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지?"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앞서 경비노동자 이모(53)씨는 지난 10월7일 주차장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한 달 뒤인 지난 7일 사망했다. 이 씨는 당시 근무하던 아파트에서 일부 입주민으로부터 모욕적인 언사와 괴롭힘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노조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보상 문제를 두고 교섭을 벌여왔지만 입주자대표회의와 용역업체가 사건에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교섭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