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70개의 사업에 대한 감액 심사를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3명이 회의록도 남기지 않고 밀실에서 심사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3명이 조정할 예산만 무려 40조원에 이른다.
이투데이가 25일 입수한 예결위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예산소위는 지난 23일까지 여야 의원 2명씩 참여한 소소위를 가동했지만, 삭감 보류 사업 70건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예결위 여야 간사에 공을 넘겼다. 이에 따라 예결위원장인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과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학재,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이 이번 주 중 만나 보류 사업에 대한 삭감 심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감액심사 보류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인 창조경제 관련 사업이거나 새마을운동사업, 담뱃세 인상을 전제로 한 사업, 그리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 추진을 위한 사업 등이 주를 이룬다. 정부안대로라면 이러한 70개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38조8496억원이나 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각 부처에서 올린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이 원안 통과를 요구하는 여당과 삭감을 주장하는 야당 사이 팽팽한 입장차로 보류돼 있는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선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창조경제밸리 육성 지원 사업’ 예산 307억8300만원과 ‘창조경제기반구축 사업’ 271억3000만원(올해 71억원) 등이 보류돼 있다. 여기에 각각 기획재정부와 환경부에서 신규 사업으로 내놓은 ‘글로벌 창조지식경제단지조성 사업’ 55억원, ‘친환경 창조경제 구축지원 사업’ 5억원도 있다.
안전행정부에선 올해 4억8000만원에 그쳤던 ‘새마을운동지원 사업’ 예산을 내년엔 10배 이상 늘린 56억5300만원을 요구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보건복지부의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 예산도 역시 올해 112억7000만원에서 내년 1521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지만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전제로 한 예산인 탓에 삭감액 결정이 보류된 상황이다.
이외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소요되는 국토교통부의 ‘수자원공사지원 사업’ 3170억원 △통일부의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사업’ 394억원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정신 계승발전 사업’ 35억1300만원 △해양수산부의 ‘크루즈산업활성화지원 사업’ 4억원 등의 예산이 밀실에서 최종 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