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구마우스 ‘EYECAN+’ 직접 보니…“눈으로 클릭, 세상과 소통하는 팔다리”

입력 2014-11-25 11:52 수정 2014-11-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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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연결 박스형으로 개발, 기존 안경 형태 불편 해소

▲2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투모로우 솔루션 랩에서 안구마우스를 실제 사용중인 신형진씨가 직접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안구마우스는 단순한 정보기술(IT) 기기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에겐 팔, 다리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연구가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차세대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EYECAN+)’ 시연 행사에서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신형진씨가 눈을 깜빡거리며 모니터에 한글자씩 써내려갔다. 눈동자의 움직임은 그 어떤 말보다 빨랐고, 정확한 메시지를 표현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는 컴퓨텅의 마우스 조작을 손 대신 눈동자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임직원 5명의 창의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안구마우스 개발에 돌입했다. 그동안 출시된 안구마우스의 가격은 1000만원 전후. 이처럼 비싼 가격은 중증장애인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개발팀은 연구 끝에 원가 5만원 내외의 안구마우스 ‘아이캔’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DMC연구소에서 아이캔의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 업그레이드된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를 내놨다.

아이캔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거치형이라는 점이다. 기존 안경식 안구마우스는 좁은 안경의 시야 때문에 화면 구석으로 갈 수록 정확도가 떨어졌다. 또 안경이 흘러내릴 수 있다는 점과 안경을 착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반면, 모니터 아래 부착된 거치 형태의 아이캔플러스는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 제품 사진(사진=삼성전자)
이날 신씨는 안구마우스를 통해 직접 인터넷 쇼핑몰에서 책을 주문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박스 모양의 아이캔플러스에 눈을 맞추고 초기 세팅을 끝냈다. 이어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 원하는 책을 골랐다. 이어 모니터에 팝업창 형태로 키보드가 나타나자 눈동자로 한 글자씩 클릭해가며 주소를 적어넣고 책 주문을 마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신씨는 SNS 창을 띄우고 “안녕하세요. 저는 신형진입니다. 모두 반갑습니다”라는 글자를 적었다. 그는 불편한 몸 대신 안구마우스를 통해 인터넷쇼핑을 즐기고 SNS를 활용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이날 개발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아이캔플러스를 사용하고 나서 신씨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이 조금 더 편해졌다고 귀띔했다. 신씨는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연세대 석사과정을 밟으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평소 그의 어머니가 신씨의 손발이 돼 밤잠을 설치며 리포트를 써내려 갔었는데, 요즘은 신씨 혼자서 해결하는 일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는 것.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아이캔플러스를 개인ㆍ사회단체에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다. 또 관련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외부에 개방해 사회적기업과 일반 벤처기업들이 안구마우스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술기부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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