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4개월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후 위축된 경제심리를 살려보려고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수준으로 내렸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심리는 더 꽁꽁 얼어버린 것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달 CCSI는 10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2003~2013년 장기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상대적으로 낙천적이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는 지난 5월(105) 세월호 사태의 영향으로 3포인트 떨어진 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지 못하다가 결국 11월에는 두달째 하락, 2013년 9월(102) 이후 1년 2개월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취임한 후부터 전무후무한 경제·재정 확대정책을 펴고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연 2.0%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지만 실물은커녕 심리마저도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구성지표 중 현재경기판단CSI(74)가 5포인트나 떨어졌다. 소비자들의 6개월 후 경기 인식을 의미하는 향후경기전망CSI(87)도 4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생활형편CSI(90)와 생활전망CSI(97)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씩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101)는 전달과 같았고 소비지출전망CSI(108)로 1포인트 하락했다.
이밖에 취업기회전망CSI(86)와 물가수준전망CSI(133)는 모두 2포인트씩 내렸다. 주택가격전망CSI(119)도 5포인트나 떨어졌다. 금리수준전망CSI(94)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고 현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임에 따라 4포인트나 올랐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달에 이어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5월 2.9%에서 2.8%로 떨어진 후 줄곳 2.8%를 유지하다가 지난 10월에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2.7%로 하락했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지난달까지 24개월째 1%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기대인플레인션까지 하락하자 저물가 기조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64.9%), 집세(48.6%), 공업제품(33.2%) 순으로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