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산ㆍ화학사업 접는다…‘선택과 집중’ 사업재편 가속화

입력 2014-11-26 09:00 수정 2014-11-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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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사업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4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경쟁력이 약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판을 다시 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이 무산되며 사업재편 작업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지만 이번 매각으로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며 사업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4개 계열사 매각으로 삼성그룹은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이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했고, 2003년 프랑스 화학회사와 합작·설립한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이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로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만 남게 된다.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2차전지 등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장갑차, 자주포 등의 생산을 맡고 있는 방위산업 부문 계열사로, 다른 계열사와의 사업 연관성이 적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탈레스는 세계 3대 방산전자 업체인 프랑스 탈레스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삼성테크윈이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삼성그룹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의 방식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 간 합병과 지분 이동이었다. 지난해 9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인수가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11월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에 넘기고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삼성웰스토리로 분사했다.

이후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제일모직과 삼성SDI 간 합병, 삼성종합화학의 삼성석유화학 흡수합병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삼성SDS는 이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고 제일모직은 다음 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이 무산됐지만, 재추진 설도 나오고 있다.

금융부문의 지분 이동도 진행됐다.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고, 삼성증권도 삼성선물을 자회사로 뒀다.

삼성그룹이 4개 계열사를 매각하는 예상 밖의 선택을 한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의 핵심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계열사와의 사업적 접점이 거의 없는 회사는 정리하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힘을 실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매각되는 4개 기업이 삼성 일가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각각 4.95%, 0.97%의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삼성전자가 25.46%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이밖에 삼성물산(4.28%), 삼성증권(1.95%), 삼성생명(0.60%), 삼성SDI(0.12%)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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