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그동안 땅과 리조트 등에만 투자를 했으나, 지난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에는 아파트까지 사들이는 등 투자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영종은 대규모 복합 리조트 개발 현실화 등의 호재로 중국인들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2017년 개장 예정으로 지난 20일 첫삽을 뜬 10만평 규모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는 1단계 사업에만 총 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1단계 개장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건립되는 2만7000평 규모의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등도 개발이 이어진다.
이곳의 위치는 영종도 남서쪽 끝,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1.1km 떨어진 국제업무지구 안이다. 파라다이스 그룹과 일본 세가사미 홀딩스 합작회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33만㎡ 부지 위에 총 1조9000억원을 투자, 객실 711개를 갖춘 특1급 호텔과 컨벤션센터, 외국인 전용카지노 등을 지으며 문화-예술 복합 리조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카지노 리조트 투자자들은 요우커들을 겨냥하고 있다. 실제 국내 카지노는 요우커들로 넘쳐난다.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비롯, 부산과 제주도 등지에 있는 파라다이스 카지노 고객의 거의 80%가 요우커다. 이들 중 VIP고객이 올 2분기에 카지노에서 베팅한 금액이 약 837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홍콩의 4대 재벌그룹인 주대그룹이 미화 10억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를 투자,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포함한 호텔, 쇼핑시설,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두루 갖춘 복합리조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6일 홍콩을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홍콩의 4대 재벌그룹인 주대그룹으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아낸 결과다.
이와 함께 영종도에는 여러 개발 호재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외국계 반도체 회사인 스테츠칩팩코리아 공장 이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8월 BMW드라이빙 센터가 오픈하면서 인구유입, 상업시설의 발달이 이뤄지고 있다. 공항철도, KTX 개통 등의 영향도 크다. 내년 12월 영종역이 개통될 예정으로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어서 중국인 등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집계를 보면 영종지구 개발 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금액은 올 10월까지 3조원이 넘는다. 이는 지난해 대비 6.7% 증가했다.
인천경제청은 투자이민제 신청과 한중 FTA가 영종도 개발의 신호탄으로 보고 향후 투자 대상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투자이민제란 외국인이 특정 지역 내 휴양목적 체류시설에 5억~7억원의 금액을 투자할 경우 거주 및 영주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대상은 콘도·호텔·별장·관광펜션에 골프장 내 빌라까지로 7억원 이상 투자 시 거주자격(F-2)이 주어지고 5년 이상 투자상태를 유지하면 배우자·자녀들도 영주자격(F-5)을 받게 된다.
지난 10월 투자이민제가 인천경제자유구역 미분양 아파트로 확대되면서, 영종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중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16일 부동산 투자이민제 방식으로 중국인이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아파트 2채를 처음으로 사들였다.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분양관계자는 “리조트 개발뿐만 아니라 기업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중국인 투자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며 “인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등으로 중국인들에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영종·송도·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투자금액을 7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춰달라는 요구가 높다. 이번 투자이민제 사례에서 보듯 아파트 한 채로는 투자금액인 7억원을 맞추기가 어려워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아직 중국인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송도, 청라 등지에서는 계약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중국의 거대자본이 국내에 들어옴에 따라 부동산 가치도 많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종 등에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