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각료회담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6개 산유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이사회(GCC)가 감산하지 않기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26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메리트(UAE) 및 오만 등 GCC 6개국에 비해 석유 재정이 별로없는 베네수엘라와 이라크 등은 감산을 요구해왔다. 이에 OPEC은 기존 산유 쿼터를 ‘철저하게 준수하자’는 식으로 절충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OPEC는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공식 산유 쿼터를 420만 배럴 감축했으며 3년 전에 하루 3000만 배럴로 낮춘 뒤 그 수준을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그러나 친시장·친서방 성향의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이 쿼터를 초과 생산하면서 사실상 증산 효과를 내왔다.
WSJ는 OPEC 집계를 인용해, 공식 쿼터대로 생산하려면 지난달 산유량 기준으로 하루 30만 배럴을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 분석에 따르면 석유 공급 과잉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며, OPEC가 생산규모를 하루 150만 배럴 가량 줄여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빈의 GCC 석유장관 회동 후 기자들에게 “합의를 이뤘다”면서 “OPEC이 단일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 걸프국 OPEC 대표는 GCC가 감산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OPEC 관계자들도 러시아가 감산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OPEC도 이번에 쿼터를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요하면 OPEC가 특별 회동하는 방안도 합의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사우디, 베네수엘라 및 멕시코 석유장관 등과 만난 후 “유가가 60달러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동에 동참한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도 “러시아의 내년 석유 생산이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세친의 발언을 확인했다.